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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

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다.

by I am a sojourner. 2024. 1. 3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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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0대 중반 모 기업의 연구원 부인이 쓴 가슴 찡한 글입니다

화성시 제부도

 

실명으로 올리셨고 실제 사진을 올렸습니다.

많은 분들이 감동하셨으면 합니다.

 

 

심혈을 기울여 아름답게 꾸민 우리 집

잡지에도 여러 번 나온 아름다운 이 집이

한때는 가장 큰 자랑이었다.

 

하지만 남편이 아프고 보니 

내가 있을 곳은 궁궐 같던 집이 아니라

몇 평 안 되는 비좁은 병실,

피곤한 내 한 몸 누일 곳은 푹신하고 안락한 침대가 아니라

딱딱하고 좁은 보조 침상이었다.

 

나의 관심을 받았던 수많은 그릇들도 남편과 함께 하는 병실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.

황량한 이 병실에서 쓸 수 있는 건 보잘 것 없는 플라스틱 접시와 종이컵뿐이었다.

붙박이장에 가득 담겨있던 수많은 옷들과 명품 백들..

이 또한 내 것이 아니었다.

 

남편과 함께 하는 병실에선 그저 편한 옷이면 좋았고 귀히 여기던 명품 백도 아무 필요가 없었다.

 

어디 그뿐이었을까

20년 넘게 내 자랑이었던 남편도 내 것이 아니었다.

 

의사들은 말한다.

마음의 준비를 하라고 이 또한 내 것이 아니라고..

이젠 알고 있다.

 

내 분신, 내 생명,

내가 사랑하는 이들조차

전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.

이들 또한 그분이 내게 잠시 맡겼던 선물임을 나는 잊고 있었다.

 

같은 이유로 남편의 건강에 대한 근심, 염려 또한 이제 내 것이 아니다.

의사가 아무리 무서운 말을 해도 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.

내 아버지의 것이다.

 

모든 근심거리 다 주께 맡기고 내 남편 또한 주께 맡기고

나는 이 밤을 또 기다린다.

내 것이 아닌 걸 내 것인 양 소유하며 자랑하며  욕심내었던

내 무지를, 내 교만을, 내 과거를 회개하며

나는 오늘도 눈물로 기도한다.

 

"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!"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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